현재 강남에서는 영어유치원을 거쳐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원어민 회화로 실력을 쌓고, 방학 동안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것이 정해진 코스다. 단기 영어캠프는 미국이나 캐나다가 대략 4주에 350만~450만 원 선인데 여기에 항공료, 보험, 개인용돈 등을 합하면 600만~700만 원 이상 든다. 미국이나 캐나다 관리형 유학은 명문사립학교 학비, 홈스테이, 현지 개인교사 등 특별활동비까지 포함해 10개월에 4000만~5000만 원 정도 든다. 허정윤 압구정어학원 대표는 “강남엄마들은 영어에 투자하는 것만큼 확실한 ‘부의 세습’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초등학생일 때 영어를 끝내기 위해 수천만 원의 돈을 집중적으로 쏟아 붓는 추세”라고 말했다. 영어실력이 신분을 가른다는 ‘잉글리시 디바이드(English Divide)’현상을 잘 알기 때문이다. 최근 강남권에서 초등 영어교육 광풍이 부는 데는 ‘특목고’의 영향이 가장 크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는 ‘전 과목 내신의 틀’에 꽁꽁 묶여 영어 하나에만 전념하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내신 걱정 없이 자유롭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초등학교 때뿐이다. 하지만 돈 많이 안 들이고도 강남 엄마처럼 영어를 잡는 방법은 있다.
▶유아기(6~7세)
문자 영어보다 소리영어를 많이 접하게 한다. 재미있는 비디오나 찬트(chant)송을 많이 접하고 따라 하게 시킨다. 또 백인이든 흑인이든 우리와 피부색이나 생김새가 다른 외국인들과 자연스럽게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할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 좋다. 원어민 영어유치원에 보내면 좋겠지만, 굳이 비싼 유치원을 다니지 않더라도 오디오 테이프나 비디오 화면을 자주 봄으로써 이와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외국 체류 경험이 없어도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을 보면 비디오테이프 한두 개씩은 너무 틀어서 늘어나 있을 정도다. 어휘는 그림책에 펜을 대면 원어민 발음이 나는 ‘Talky Talky’교구를 이용한다.
▶초등학교 1~2학년
영어 그림책을 읽게 한다. 글씨는 크고 문장은 짧은 것을 6~10쪽 분량의 책을 읽힌다. 오디오북을 이용해 문장을 듣고 큰소리로 따라하는 연습을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DVD를 보여주며 따라해보게 한다. 파닉스(Phonics)를 이때 완성시켜 주고, 단어 받아쓰기를 시작하면 좋다. 영어 일기쓰기를 서서히 시작해도 된다. 1학년 수준의 일기는 그림과 단어가 섞여 있는데, 틀린 내용을 바로잡아주기보다 쓰는 양이나 횟수를 늘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초등학교 3~4학년
듣고 말하기만 하던 영어를 글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문장 받아쓰기 학습이 효과적이다. 받아쓰기는 인터넷 사이트(voglish.com)를 이용한다. 이전까지의 시기에서 무조건 많이 ‘들려줘야’ 했다면 이제는 무조건 많이 ‘읽혀야’ 한다. 이때가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소리 내어 읽기와 듣고 따라 말하기 연습을 꾸준히 하면서 좋아하는 DVD와 책에 나오는 명장면 명대사는 암기하게 한다. 단, 문법을 가르치는 것은 시기상조다. 어휘는 미국 초등학교 3학년의 필수 어휘 습득을 목표로 가르친다. 영어일기를 쓰는 습관을 확실히 들여준다. 이미 알고 있는 동화나 만화의 이야기를 영어로 쓰게 하는 등의 훈련을 통해 문자 표현에 익숙하게 한다. 해리포터의 등장인물 소개를 그림과 영어로 써보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초등학교 5~6학년
방학 중 영어캠프나 단기 유학을 보내기에 최적기다. 6학년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때이므로 5학년 때가 더 좋다. 능력이 된다면 짧은 기간이라도 반드시 영어캠프를 보낸다. 이때 캠프를 다녀오면 아이가 도약하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다. 5학년은 문법을 시작해도 좋은 시기지만, 아이가 아직 듣기, 말하기, 읽기에 익숙할 만큼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면 시작하지 말자. 무리한 문법 공부는 영어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린다. 독서는 수준을 높여 어린이용 세계명작 시리즈를 읽힌다. 어휘력을 강화할 시기이므로 중학교 1학년까지 배울 어휘를 선행학습한다. 6학년은 영문법을 1회 이상 정리하고, 주니어토플 청취테스트를 해본다. 뉴스를 듣고 내용을 요약해서 쓰는 등의 청취력 강화훈련도 필요하다. 명연설문이나 쉬운 영시를 암기하고, 4장짜리 사진을 보며 이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야기해 보는 방법도 효과적이다.